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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승 윤균상
오일승(남, 28) 광수대 암수전담팀 형사 No.4 / 순경
눈치도 빠르고, 머리 회전도 빠르고, 몸놀림 또한 빠름빠름 겁나 빠름이다.
말은 없고 성깔은 있는 상남자로, 건들건들 양아치 스타일이다.
촉 좋고, 머리 좋고, 추적 기술도 뛰어나지만,
싸움 실력은 영 허당이라, 오로지 피하기와 맷집으로 버틴다.
형사로서의 원칙도 없고, 범인에 대한 적개심도 없으며,
어쩐 일인지 수갑 채우길 싫어해, 다 쫓아놓고도 번번 체포만은 양보한다.
평소에는 머리에 뭐가 들었나 싶을 정도로 격하게 단순하고,
최첨단 장비는커녕 스마트폰도 적응 못 할 정도로 놀랍게 아날로그다.
각잡기가 취미라 책상도 사물함도 칼같이 각 잡아 끝내주게 정리하면서도,
조서 쓰기와 서류 작성이라면 질색을 하고,
회의도 내근도 싫다며 바람난 똥개처럼 밖으로 밖으로만 돌려고 해,
허구한 날 부재중이요, 뻑하면 외근 중이다.
경찰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외부 기관 파견 근무 갔다가 얼마 전 컴백했다는데,
기록만 있을 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물론 소문조차 전혀 없다.
일천한 경력에 비해 수사 실력이 월등히 뛰어난데다 과거마저 미스테리라,
우주에서 온 외계인 아니냐, 동료들의 농담을 듣기도 하지만,
사실 그는, 우주가 아니라 교도소에서 왔으며, 외계인이 아니라 사형수다.
한 마디로 야매형사, 신분도 이력도 이름도 가짜라는 거다.
본명은 김종삼. 종로 3가 길바닥에서 태어나 붙은 이름으로,
어린 시절 업계에서 이름 날리던 에이스 도둑님! 출신이시다.
진진영 정혜성
진진영(여, 28) 광수대 암수전담팀 형사 No.3 / 경위
싸구려 옷 입고 컵라면만 먹고 있어도 명품화보지만,
현실은 광수대 기피대상 1호다.
도무지 형사로 보이지 않는 화려한 외모와 도도한 분위기도 문제지만,
팀웤이 생명인 형사판에서
모두가 자장면 시킬 때 홀로 돈까스 시키는 마이웨이로,
양보도 모르고, 타협도 모르고, 희생은 아예 모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뚱하고 모든 일에 덤덤하고,
하루 만난 사람이나 십년 만난 사람이나 다 똑같이 대해
매일 봐도 생판 남처럼 느끼게 하는 묘한 재주까지 있다.
그렇다고 무능한 형사는 아니다.
경찰학교(경찰대학 아님) 수석 입학, 수석 졸업에,
머리 좋고, 수사도 잘 하고, 특히 싸움도 잘하는 능력자인지라,
형사가 된 후로도 실적 하난 빵빵해, 한 번도 상위권을 놓친 적이 없다.
이게 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녀의 승부욕 때문인데,
지는 게 죽기보다 싫고, 비기기만 해도 자다가 하이킥인 성격이라,
범인은, 나쁜 놈이라 잡는 게 아니라, 점수니까 잡는 거다.
원래는 재벌 딸이었고, 지금은 그저 前재벌딸로 불린다.
재계 서열 15위 쯤 하는 진성그룹 회장이었던 아빠가
10년 전 돌아가시면서, 재산 까지 함께 날아갔기 때문이다.
뜻이 있어 시작했으나 나중엔 월급 때문에 출근하다보니, 어느새 10년차.
오늘 그만 둘까, 내일 그만둘까, 그것이 문젠데... 아뿔싸, 그놈이 나타났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가끔은 따갑고 가끔은 궁금했던 그 남자,
양아치 김종삼이라 기억했으나 형사 오일승이라고 말하는 그 애물단지가...
박수칠 김희원
박수칠(남, 45) 광수대 암수전담팀 팀장 / 경감
박수칠 때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시골 촌놈 출신으로 지방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해 형사가 됐을 땐,
정말 신났다. 나쁜 놈 잡는 게 꿈이었으니까.
사건 복도 많아, 덩달아 실적도 꽉꽉 쌓이고, 계급도 쭉쭉 올라간 덕에,
그 어렵다는 경감 달 때만해도 의기양양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파트너 선배가 단독으로 진행하던 사건이 대형 사고가 됐고,
선배마저 사라지면서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 채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
경감만 10년째에, 광수대 쩌리팀이자 뒷방팀인 5팀의 팀장만 5년째다.
그렇다고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윗분들 의중 따라 덮을 거 덮고 튀길 거 튀기면 됐는데, 그걸 못 했다.
원래부터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나쁜 짓 하고 숙면하는 놈들인데다,
나름 원칙과 소신도 확실하고 반골 기질에 황소고집이라,
번번 기회를 날려 버린 거다.
겉은 우중충한 딱 옛날 형사에 아재미 넘치지만,
우문현답, 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라는 기본에 충실하고,
‘경찰이 게으르면 사람이 다치고, 형사가 실수하면 누군가 인생을 잃는다!’,
라는 원칙을 잊지 않으려 애쓰는 고지식한 형사다.
어째 당분간 박수 받을 일 없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세상에서 제일 이쁜 아내와 우주에서 제일 귀한 아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민표 도기석
김민표(남, 36) 광수대 암수전담팀 형사 No.2 / 경사
커다란 키에 근육으로 꽉 찬 바디의 소유자로,
마초 같은 얼굴에 비해 속은 좁아, 삐지기도 잘 하고,
단단한 근육에 비해 마음은 약해, 남몰래 울기도 잘 한다.
성실하고 꼼꼼하고 지구력 또한 뛰어난 안방마님으로,
특히 거짓말과 발뺌으로 일관하는 질 나쁜 용의자 취조에 능하며,
범인이 내세우는 알리바이 깨기가 주종목이다.
‘수사 서류는 나의 얼굴’이라는 신념으로,
가독성 높은 서류를 만들기 위해, 맞춤법, 띄어쓰기, 줄 간격 통일 등에
철저한데, 이게 다 검사한테 무시 받기 싫어서다.
차근차근 진급해 정년퇴직하는 것이 꿈이며,
매사에 투덜거리기도 잘 하고, 제 몫도 제 공도 알뜰히 챙기다보니,
가끔은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도 있지만 결정적일 땐 의리에 무릎 꿇곤 한다.
권대웅 강신효
권대웅(남, 31) 광수대 암수전담팀 막내 / 순경
지방 땅부자의 3대독자 외아들로 현재 형사 1년 차다.
수도권 대학 법대를 나와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사법 고시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떨어지면서 나이만 먹다가,
혹시나 하고 친 경찰 시험에 합격, 늦깎이 형사가 됐다.
응석받이 도련님답게, 뺀질뺀질하고, 무신경하고, 깐족대기도 잘 해,
말실수도 잘 하고, 의도치 않은 상처를 줄 때도 종종 있다.
훤칠한 외모와 특유의 넉살 덕에, 탐문과 참고인 협조도 잘 받아내고,
타 부서는 물론 타 지방청 소속 일선 경찰서와의 업무 조율에도 능숙하다.
나이는 많은데 계급은 낮아, 여동생 뻘인 진영과 영 불편한데,
계급 같은 종삼한테 마저 경력에 밀려 졸지에 어린 선배 둘이나 모실 판이다.
사무실 청소, 영수증 처리, 복사, 팩스보내기 등을 전담하느라 허리가 휠 때면,
이러려고 경찰이 됐나, 자괴감이 들지만,
어쨌든 10년 안에 팀장 단다, 자신하는 야망 청년이다.
장필성 최원영
장필성(남, 48) 광수대 대장 / 총경
경찰대 출신에 초고속 승진으로 서울 경찰청 최연소 총경이다.
눈치 빠르고 계산 탁월한 출세 지향형 보신주의자로,
줄타기와 아부, 놀라운 수읽기로 동기 중 가장 먼저 총경을 달았다.
개천에서 난 용이었으나, 경찰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개천부터 버렸다.
장래희망이 국회의원인데, 가난한 집 장남 출신이라 빽이 딸렸다.
불의를 불의라 느끼지 못 한지는 오래 됐으며,
부하 형사들의 공은 언제나 빼앗고, 본인의 과오는 반드시 아래로 넘긴다.
상대의 약점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고,
자신이 가진 패를 까고 접는 타이밍을 귀신같이 잘 알아 거래에 능해,
어떤 위기에도 반드시 혼자서 살아남는 불멸의 존재다.
조만석 임현식
조만석(남, 60) 광수대 과학수사팀 / 경감
40년 경력을 지닌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산증인으로,
경찰 정년의 마지막 해를 광수대 과학수사팀에서 보내고 있다.
한때는 불타는 열정과 튼튼한 발로 범죄현장을 누비던 베테랑이었지만,
이제는 장비 들고 현장 한번 나갔다 오면 일주일 동안 삭신이 쑤시는 바람에,
현장과는 담 쌓고 과수대 사무실 지킴이가 된지 오래다.
술 좋아하고, 낮잠 좋아하고, 쓸데없는 소리도 잘 하는 뒷방 늙은이지만,
증거 몇 개만 봐도 사건의 실체가 대충 보이고,
드나드는 형사의 표정만 봐도 각 팀 상황을 단박에 파악하는 베테랑이자,
현실적인 판단과 형사들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깊은 광수대의 어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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